불길은 한꺼번에 불어닥쳤지만 죽음은 서서히 왔다. 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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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작성일25-04-2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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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은 한꺼번에 불어닥쳤지만 죽음은 서서히 왔다. 쇠스랑에 묶인 채 우리는 천천히 타 죽었다. 어쩌면 불길이 일어나기 전에 죽어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우리는 산 적 없이 계속 죽기만 했다. 번식장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태어나자마자 죽었고, 집과 보호소와 길과 도로에서 학대받아 죽었고, 굶어 죽고, 맞아 죽고, 불타 죽었다. 쇠사슬에 묶인 채 살다가 쇠사슬에 달궈져 죽었다. 아니, 우리는 죽지도 못했다. 죽는 대신 돈이 되었다. 숫자가 되었다. 우리의 이름은 피해 손실액 1조원이었다.인간은 무자비한 신과 같았다. 그들은 끝도 없이 많은 개들을 만들어냈다. 버려진 개들을 구조하고 치료해 되살리는 것보다 새로운 개를 태어나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이익이었으니까. 인간은 개들을 구조할 필요가 없었다. 고장 난 전자제품을 수리해서 다시 쓰는 것보다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게 더 이익이듯이. 인간들은 개들이 불타 죽어가는 순간에도 또 다른 개들을 생산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게 뭐든지 넘치게 생산하는 데 도가 텄고, 책임지는 대신 버리는 데 선수였다. 인간은 신이었다. 우리는 개고, 개들은 전자제품이었다가, 나중에는 쓰레기였다.우리는 한 번도 존재인 적 없다. 인간에게 소유되어 인간의 이익으로 살다가 죽었다. 재산으로 태어나 재산으로 살다가 재산으로 죽었다. 우리의 삶이 삶이 아니었듯 우리의 죽음 또한 죽음이 아니었다.그런 우리에게 단 한 번, 삶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불길 속에서 서로의 몸을 포개고 덮는 순간 우리는 처음으로 존재가 되었다. 버려진 축사의 불길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살아있는 삶을 발견했던 셈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뿐이었으니 우리는 가지고 있는 전부를 서로에게 내어주고 나누었다. 우리는 자신의 몸으로 다른 개의 몸을 감쌌다. 그렇게 불을 막아 견뎠고, 서로의 부모가, 형제가 되었으며 친구가 되고 아들딸이 되었다. 인간이 사라지자 우리는 그제야 진짜 개가 되었다. 개가 될 수 있었다. 새까맣게 그을려 재가 되는 방식으로 우리는 마침내 개로 죽을 수 있었다.그러니 이 죽음이 그렇게 억울하지만은 않다. 억울한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내 작은도서관. 사진=김세영 기자 유천2동행정복지센터 2층에 있는 버드내작은도서관. 사진=김세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없으면 말고 수준이 아니라 꼭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좋아요."23일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내 작은도서관 '여기'에서 만난 김흥수(41) 씨에게 이용 만족도를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김 씨는 "직장이 근처라 쉬고 갈 겸 들렸다"며 "카페에서 시간 때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잠깐 와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좋다. 이런 공간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호평했다.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이곳에는 2500권의 책과 20여 석의 열람석이 마련돼 있다.깔끔하게 정리된 서가와 쾌적한 환경, 가까운 지하철 등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대체로 주민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대전시민 이 모(71) 씨는 "중간에 시간이 애매하게 뜰 때 자주 방문한다"며 "책 읽기 좋고 공부하기도 괜찮다. 이런 공간이 더 생기고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교적 외진 곳에 있는 작은도서관은 활용되지 못하고 먼지만 쌓이는 형편이었다. 대전 중구 태평1동행정복지센터 내 태평1동 마을문고. 사진=김세영 기자 버드내작은도서관과 분리 운영되는 열람실. 사진=김세영 기자 하루 전인 22일 오후 찾은 대전 중구 태평1동행정복지센터 내 태평1동 마을문고.지난해 개청한 건물에 포함돼서인지 내부가 넓고 쾌적했다.책장에는 아동문학·소설·인문학 구분 없이 다양하게 꽂혀 있었고,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도 있었다.구비된 장서가 무려 3600여점, 열람석 또한 20개 있었지만 공간이 무색할 만큼 이용객이 없어 한산했다.30분 넘게 주민 방문을 기다려봤지만 찾아오는 이가 없어 발길을 돌렸다.인근의 버드내작은도서관은 제대로 된 관리조차 안 되고 있었다.유천2동행정복지센터 2층에 있는 버드내작은도서관은 법이 규정하는 33㎡를 충족하지 못하는 협소한 크기의 공간이었다.면적 기준 충족을 위해 열람실을 1층에 따로 마련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지만, 온갖 짐이 무더기로 쌓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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