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이 다 지나가도록 눈을 뜨지

오전이 다 지나가도록 눈을 뜨지 않는다."나, 현수랑 결혼할 거에요!"하지만 자기 남편이랑 동네 술집 여사장이 소울메이트라고 하면 그걸 쿨하게 받아줄 부인이 어디 있을까?하지만 꼭 자기가 둘 사이에 낀 것만 같고 애들 놀음에 자기가 농락당한 것 같았던 신형은 재호를 딱 잘라내는데...그래도 아니야,뜬금없이 친구 타령을 하며 들러붙는(?) 재호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살자는 뜻에서 그 시절 강재호를 한 번 소환해 보았다.아니, 그럴 순 없지."재호야, 나 여깄어, 내 말 들리지?"하지만 현수 말을 듣지 않는 재호재호는 엄마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최대한 집중해서 엄마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애쓰며 엄마 손을 잡고 엄마의 체온을 느낀다."너, 지금 누구 놀리니?재호 나이가 당시 27세인데 사는 게 재미없다니..."언니, 나, 재호랑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어."하지만 그 불쌍한 재호는 어떻게든 현수를 붙잡을 생각 뿐이라 신형과 현수가 언니 동생하는 사이란 걸 알면서도약혼이고 뭐고, 당장 결혼식부터 올려버리는데...."가지 마, 나 너 좋아한단 말이야!""네..."왜?"이거 내가 만든거야, 아~해봐."신형도 담담하게 인정한다.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신형과 같은 집에 사는 게 영 불편했던 현수는 아예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을 하고 이제부터는 재호에게 자신의 집으로 오라가라하며 신혼부부 놀이를 즐긴다.길진과 데이트를 하면서도 내내 재호 생각뿐인 신형그 무렵 현수는 자신의 남사친에게살다보면 F학점도 받을 수 있는 거지 뭐, 라고 생각하기엔 재호의 사정이 아주 급했다.당장 입원부터 하세요."당연히 집안 형편도 좋지 않다.당시에는 참, 남녀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나는 새드 엔딩이 많았다.교수님이 날 받아준다면 현수는 정리할께요!"생선 몇 박스 싸게 낙찰 받았다며 뛸 듯이 좋아하는 재호의 모습을 보니 그 동안 재호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것이 너무나 미안하고, 진짜 힘들게 살았을 재호 인생이 불쌍하고..."우리 친구 아니었어요...?"어떻게 마음을 돌려먹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이제와서 불치병이라니...!하지만 재호의 가정사 고백을 들은 신형의 대답은?처음에는 자신이 속았다는 생각에 재호와 끝낼 생각을 했지만일단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재호와 동생 재영이가 어릴 때 딴 남자와 재혼을 해서 현재는 서로 얼굴도 보지 않는다."날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거야!"이게 무슨 일인지...당장 결혼하지 않아도 좋아."불쌍한 재호, 한 번 잘 살아보려고 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다.아버지가 교수도 아니고 별 볼 일 없는 집안 출신이야.아니 그런데...."우리 한 번 만나볼래?게다가 제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에 학교에서도 신형에게 징계가 내려지고.....라고 화를 내며 재호의 말을 믿지 않는다.현수가 순순히 재호를 보내주지 않는다.아니 왜, 신형이 집에 재호 이모의 사촌 동생, 인숙이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는 거냐?그리곤 곧장 이 모든 난관을 벗어날 방편으로 현수와의 결혼을 선택한다.밀당의 신, 강재호!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 엄마 얼굴이라도 보고, 연락이라도 하면서 지낼 걸.배우 '배용준' 하면 일단 '겨울연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아예 신형이 집으로 인사를 오는 재호, 그런데...확 파인 드레스를 입고 한껏 고취되어 재호와 약혼식을 올린다.하긴, 하루라도 빨리 현수를 잡아야 이 지긋지긋한 삶에서도 해방이니 마음이 급할 수 밖에...그리고 무엇보다 신형에게는 애인과 남사친의 중간쯤 되는 길진(이재룡)이라는 존재가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재호야, 지금은 어떠니?그 당시 배우 이재룡의 이미지가 딱 저랬다."나, 교수님 사랑해요!"재호야, 미안해...내가 너 볼 면목이 없다..."난 니가 마음에 드는데..."조기졸업 못하면 정말 안돼요..!!!"현수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현재 아버지는 외국에 계시지만 사업가 집안으로 국내에는 삼촌이 한 분 계신데 국내 굴지의 유명 기업의 대표다.심지어 그 옛날 재호 이모의 애인을 신형이 엄마가 뺏어버렸다는...너한테 잘 보이려고 널 속인 거라고."신형은 차갑게 밀어내지만그럴수록 좀 더 견고해지는 두 사람의 관계"재호야, 신형이 울리지 마라..."난 선생이고, 넌 제자야!F학점을 선물한다.와, 아무리 사랑해도 저건 진짜 쉽지 않은 일엄마는 엄마대로 분통이 터지고하지만 그 뺏었다는 애인이 지금 신형이 아빠는 아님.그렇다면 우리의 여주인공은 과연 어디에...?하필 재호 동생 재영이는 또 석구에게 빠져 어떻게든 석구 좀 살려달라고 재호에게 매달리니..."어..알아..."헐...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현수가 여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길진은 신형이랑 같은 대학에 재직중이며 재호가 다니는 경제학과 교수이기도 하다.재호는 그제서야 잊고 살았던, 아니 잊은 척 하고 살았던 엄마 생각이 난다."아니, 그건 사랑 아니야."처음에는 그냥 동정심이라고 생각했다."어, 알아."그런데 나는 '겨울연가' 이전에 꼭 이 드라마가 먼저 떠오른다.매일 새벽마다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경매인이다.하지만 90년대는 그런 시절이었음.그런데 이 집 딸이 결혼할 사람을 데려온다는 말에 산해진미를 요리해놓고 기다렸더니 그게 바로 재호 ㄷㄷ신형은 학교에서도 짤릴 위기에 처해진다."강재호, 걔 정체가 뭔지 알아?"미안해, 아무래도 안되겠어.하지만 사실 재호는결국 돌아돌아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두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결심한다.이왕이면 신형이랑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까지 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걸 보여주지, 작가님이 좀 야속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재호가 젊은 나이에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나서 그런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가슴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다.그 중에서도 참 불쌍한 캐릭터로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강재호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재호에게 마음이 가는 신형남녀 관계는 아니지만 약간 소울메이트 같은 그런 요상한 관계?신형 역시 재호의 속마음을 알고 있던 까닭에 두 사람은재호에게 한 학기 등록금은 치명타"재호야, 우리 천천히 가자,"사랑해요!""재호가 너무 불쌍해..."그 당시엔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결혼 전에 먼저 약혼식을 올리곤 했다.그냥 옆에서 간병하다가 상태가 나아지면 결혼을 하든가 뭘 하든가 할 법도 한데 신형은 부모 없이 자란 재호에게 가정을 선물해주고 싶었나보다.그렇게 명품으로 도배를 하고 외제차를 끌면서 등록금이 없어?갈테면 가란 식으로 당당하게 나오는 재호를 보자 그만 자기가 납작 엎드려 재호를 붙잡고 있는 거였다."재호, 지금 어딨니?"니 차만 팔아도 한 학기 등록금은 나오겠다!"현수랑은 언니 동생 하는 사이로 아버지끼리 잘 아는 관계이며 현재 한 집에 살고 있다.재호는 믿을 수가 없었다.'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1회부터 보러가기하긴, 딱 봐도 귀공자 스타일에 얼굴이 저러니 어느 여자가 마음이 없을 수가 있겠어.그런데 현수랑 사귄다는 놈이 왜 자꾸 신형이한테 집적대냐고!그제서야 항상 자신만만하던 재호가 눈물을 글썽이며한 시가 급하네요.현수만 잡으면 현수네 삼촌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물론 현수 외에 후계자가 없는 저 집안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신분상승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는 것이다.애쓴 보람도 없이 재호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한 달에도 몇 번씩이나 응급실에 실려가는 재호갑자기 신형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재호가 그야말로 직진으로 나오는 거였다.그렇다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현수를 아예 이모한테 소개시키는 재호아버지가 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한다는 소문도 있고 대대로 금수저 집안이라는 소문도 있다.한 시도 재호 곁을 떠나지 않는 신형벌써부터 각이 딱 나오는 삼각관계"아니, 니가 진숙이 조카였어???"재호의 형편에 대해 소상히 듣게 되는 현수재호는 완전히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조카를 안고 좋아한다."야...너무 작아, 너무 따뜻해..."..라는 마음으로 재호를 깔끔하게 지우려고 하는데...하지만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