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x텔레DaisoDBㄴ%타켓추출디비문의☑️|

54x텔레DaisoDBㄴ%타켓추출디비문의☑️| 대전 동춘당에 가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들꽃은 하느님이 키운다는 시(詩) 구절이 있다. 그리하여 들꽃은 하늘의 향기가 난다고 한다. 오늘도 하늘의 향기가 그리워 밖으로 나선다. 멋진 일행들을 만나 사람의 향기까지 맡게 될 줄이야.이번 주말 여행은 '대청호수 오백 리 길'한 구간을 돌아 대전 동춘당 호연재 김씨 천재 여류 시인을 만나는 코스이다. 일행을 태운 리무진 버스는 대청호수를 끼고 달리는데 창 밖엔 초록으로 물든 풍경이 한폭의 그림이다. 한참을 달려 버스에서 내리자 호수 언저리에 수질 개선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인공 섬 수초들이 바람에 휘날린다. 주변에 영산홍과 라일락도 향기로 코끝을 자극한다.일찌감치 맛집에서 한방 오리 백숙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인근 찻집에서 여유를 즐긴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초록이다. 들꽃도 뒤질 세라 바람에 넘실거린다. 일행 중 한 분이 틈새를 잡아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필자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라 호기심을 갖고 귀동냥 한다. 뜻밖에 그는 조선의 결혼 문화를 화두로 꺼낸다. 잠시 후 찾게 될 조선이 낳은 또 다른 천재 여류 시인 호연재(浩然齋) 김씨를 의식해서 일까. 그녀는 당대 허난설헌 못지않은 여류 시인 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시인이다. 두 여인은 조선의 천재 여류 시인이자 비운의 여자이기도 하다. 왜 일까.조선 중기 선조 시대로 되돌아보자. 어느 날 선조가 말하길 "우리 조선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장가를 드는데 대국 명 나라는 시(媤)집을 간다고 한다. 우리도 대국 명(明)처럼 혼례 문화가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신하들은 선조 왕의 하명(下命)에 고개를 숙인다.당시 혼례 풍속으로 남자들은 일정 기간 처가 살이를 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사임당(1504~1551) 때까지는 대체로 장가 드는 문화이다. 덕분에, 신사임당은 시댁 파주에 머물지 않고 친정 강릉에서 자식들을 키우면서 생활한다. 그녀는 시집살이 없이 친정집에서 율곡 이이를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으로 길러내면서 자신의 예술적 재능까지 발휘한다.반면 선조 왕의 뜻에 따라 혼례 문화가 장가 가는 문화에서 시집 가는 문화로 바뀌자 허난설헌(1563~1589)은 시집을 가야 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시집에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한다